박차용 탄현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 김민기 기자
“청소년 사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노력하는 만큼 청소년들은 더 흥미를 느끼고, 더 많은 것을 얻어간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소년의 일상생활이 즐거운 고양시를 만들겠다는 재단법인 고양시청소년재단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박차용 탄현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청소년지도사)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두산위브더제니스 공공시설 2층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은
고양시 탄현청소년문화의집(이하 문화의집)은 청소년이 즐길 수 있도록 보드게임을 제공하고 각종 이벤트를 진행함을 통해 학업에 지친 청소년들에게 쉼과 여가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문화의집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대화하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문화의집에서 매주 토요일에 실시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도 많다.
기자의 취재 결과 9천여명의 청소년이 문화의집의 공간과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고, 문화의집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문화의집을 청소년만의 편안한 놀이터 또는 아지트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차용 센터장은 문화의집이 청소년운영위원회, 청소년민주로드투어, 청소년공정여행, 청소년자원순환교실, 청소년평화기획단, 청소년다큐제작 등 청소년의 생각과 행동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탄현청소년문화의집, 고양 일산역 벽화 그리기 봉사 진행 ⓒ 김민기 기자
박 센터장은 청소년운영위원회가 진행했던 지역 내 100여명의 청소년이 소방관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하는 편지쓰기 활동, 청소년봉사동아리 유성이 진행한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94호 일산역 전시관 벽화작업봉사, 학교와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는 고양시와 탄현동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청소년 보드게임 개발, 경기도 양평군과의 청소년 지역교류 등이 올해의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탄현청소년문화의집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청소년지도사가 된 이유부터 청소년지도사로서 있었던 일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다음은 박 센터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청소년지도사가 된 이유가 궁금하다.
▲ 청소년 시절 집에서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철부지 막내 아들이었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내용에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답이 틀리더라고 과정에 대한 토론을 좋아해 수업 진도에 방해가 되기도 하는 학생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를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 대학생 시기 한국청소년연맹 대학생지도자 봉사동아리인 한울회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청소년 활동을 경험하고 지도하게 되었다.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활동 자체의 재미도 있었지만, 그러한 활동을 기획하는 준비과정에 대한 묘한 매력을 느꼈다. ‘A’부터 ‘Z’까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사전에 예측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설계하는 과정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청소년지도사로서 입시 상담을 한 일이 있다고 들었다.
▲ 나와 함께 3년 정도 활동한 청소년이 “선생님과 같은 청소년지도사가 되고 싶어서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입시 상담을 요구했던 일이 있었다. 청소년지도사가 돈을 많이 벌거나 개인 생활이 보장된 직업이 아니었기에 ‘현실과 직업적 사명감’에 대한 갈등으로 상담 과정에서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결국 그 친구는 청소년 관련 학과에 진학했고, 현재는 청소년지도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놀랐고, 이렇게 누군가의 멘토가 되었던 경험은 이후 내가 진행하는 청소년 활동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
탄현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일산소방서에 사랑 나눔 ⓒ 김민기 기자
청소년지도사로서 있었던 일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청소년들의 집중력 유발을 위해 청소년 활동에 있어 재미와 유익함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에게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이 더욱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 이후에 만들어진 사업이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꼼지락학교’라는 사업이었는데, 꼼지락은 꼼꼼하게 세상을 알고 즐겁게 배운다는 것과 함께 세상을 향한 청소년들의 작은 몸짓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꼼지락학교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곳이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여 청소년들의 변화과정을 차분하고 오랫동안 지켜보는 배움터였다.
이외에도 목공, 3D프린터, 도예, 공작,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체험을 융합할 수 있는 청소년시설 최초의 메이커 공간 ‘뚝딱이 창의공작소’를 설치 및 운영한 것도 기억에 남고,
고양시에서는 여름 휴가를 가듯 반바지의 편한 차림으로 100여명의 청소년들이 고양시장님과 사전 각본 없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던 토크콘서트도 기억에 남는다.
탄현청소년문화의집은 어떤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가.
▲ 탄현청소년문화의집의 비전은 ‘청소년의 일상생활이 즐거운 탄현 공동체’이다. 물리적으로는 작은 공간이지만 작은 공간 안에서 청소년들이 가진 잠재력과 재능, 열정을 지역사회에 연결시키는 사업을 통해 크고 작은 변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우리 문화의집의 애칭은 ‘별’이다. 그런 만큼 청소년이라는 수많은 별들의 특별한 반짝임을 지역사회에 전파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고양시 탄현청소년문화의집 별카페 ⓒ 김민기 기자
탄현청소년문화의집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 탄현청소년문화의집이 청소년과 주민들을 위해 앞으로 수행할 것은 청소년과 기성세대를 연결하는 역할일 것 같다. 기성세대 입장에서 청소년은 오늘을 사는 조연일 수 있지만, 청소년은 미래를 열어갈 확실한 주인공이다.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면 청소년들이 겪는 경험과 생각도 변한다. 하지만 기성세대들은 지난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의 청소년을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이 청소년과 기성세대가 결코 친해질 수 없는 세대차이로 작용하고 있다.
탄현청소년문화의집의 개선 및 활성화 방안은
▲ 우선 청소년들이 탄현청소년문화의집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올해는 공공시설동 내 간판과 사인물을 전면 교체하였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무엇보다 물리적 공간의 한계로 더 많은 청소년이 우리 문화의집을 이용하지 못하는 점은 항상 아쉽고 안타깝다. 그러다 보니 물리적 공간 마련이 매우 시급하다. 이에 현재 시민들의 쉼 공간으로 제공되고 있는 로비 공간을 청소년 전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망대 느낌이 있는 로비 공간을 청소년 전용공간으로 조성한다면 특색있는 전망대 카페 같은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조성된 공간에서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청소년별난공간이라는 별칭으로 이색적인 활동을 시도할 예정이다.
청소년으로 3행시를 지어 달라.
▲ 청소년으로 삼행시를 짓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운을 띄워주면 한번 해보겠다.
청: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인생에 있어,
소: 소홀하게 지나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 청소년기이다.
년(연):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오늘을 즐기고, 새로운 도전과 경험의 실패를 즐겨라!
고양시 탄현청소년문화의집 소속 청소년지도사 ⓒ 김민기 기자